최근의 나의 생일이 있었다. 딱히 뭘 많이 받지는 않았지만 생일 선물에 대한 고찰을 해 보았다.
생일 선물의 4가지 유형
생일 선물은 크게 '만족 - 불만족' 과 '예상 불가 - 뻔함' 의 2가지 분류 기준을 통해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z축을 추가해 가격까지 고려하여 총 3가지 기준과 8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도 있겠으나 우선은 선물 그 자체의 속성으로만 따져보자.
만족 & 예상 불가
가장 이상적인 생일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비용 지출을 감수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서도 이 유형에 부합하는 선물을 찾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이 단계에서는 사람마다 그 조건에 부합하는 선물이 매우 많이 갈라질 것이기에 미지의 영역인 물음표로 비워 두었다. 스스로 고민하여 멋진 선물을 마련해보자.
만족 & 뻔함
'안전하게 가는 선물' 이라고 할 수 있겠다. 대다수에 무난한 선택지는 이 유형에 속한다.
미리 물어보면 생일 선물의 예상할 수 없는 성질은 0이 되지만, 상대의 만족감을 최대로 할 수 있다. 반포자이 같은 대답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또한, 편지나 케이크와 같이 고전적이고 상식적이지만 상대를 기쁘게 하기에 안성맞춤인 선물도 이 유형에 속한다. 예상은 쉽지만 충분히 만족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상품권이나 현금을 통해 선택지를 받는 사람에게 넘겨줄 수도 있다. 재미는 없지만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선물 방식이다. 사족으로 나는 재미없는 선물을 좋아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불만족 & 예상 불가
예상 가능한 범주를 벗어났지만 불만족스러운 선물이다. 선물을 주는 사람의 취향이 많이 들어가거나, 쓸데없는 선물을 통해 상대를 불만족 시키는 것 자체가 목적인 경우가 있겠다. 혹은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성의 없는 선물이라던가.
나는 생일 선물은 아니지만 일본 여행을 갖다와서 스즈메의 문단속 원서를 선물로 사다 준 전적이 있는데, 참고로 그 책을 받은 사람은 일본어를 할 줄 모른다.
불만족 & 뻔함
뻔하고 재미없으면서 별로기까지 한 최악의 선물이다. 하지만 찾아보면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넘기기만 힘든 생일 카운트다운 스토리라던가, 툭 던져주는 뻔한 기프티콘, 학용품 세트 등 뻔한 선물은 많이 떠올릴 수 있다. 기프티콘 중에서는 베스킨라빈스나 바나나우유, 새콤달콤 등을 예시로 들 수 있겠다.
결론
어쨌든 이렇게 생일 선물의 4가지 유형을 제시해 보았다. 위에서 계속 강조했듯이 예상할 수 없으면서 만족할 만한 생일 선물을 주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리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해가 갈수록 생일을 점점 큰 감흥 없이 넘기고 있다. 비단 나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어쩌면 1년에 한 번 뿐인 날에 생기를 더해줄 수 있는 예상치 못하면서도 만족스러운 선물은 무엇을 주냐보다도 누가 어떻게 주냐에 따라 달려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 본다.
'일기 > 사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였다면 (2) | 2025.05.04 |
---|---|
중간고사를 앞두고 (6) | 2025.04.19 |
기억의 확장자는 무엇일까 (4) | 2025.02.15 |
나의 인스타 메모는 어떻게 게시되는가? (6) | 2025.02.03 |
생일선물 가이드라인 (3) | 2025.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