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입원한 할머니를 뵈러 원자력병원에 잠시 방문했었다. 오랫동안 뵈지 못했던 할머니의 얼굴만 잠깐 보고 나오는 길에 주차장 입구 쪽 구석에 있는 자전거 보관대가 보였다.

사실 처음에 봤을 땐 좀 웃겼다. 동네 소아과나 이비인후과 정도라면 모를까 암 전문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 병원에 자전거를 타고 올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의사도 간호사도 환자도 면회객도 자전거를 타고 올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런 나의 추론이 무색하게도 누구의 것인지 모를 자전거 한 대가 보관대에 놓여 있었다. 그 자전거가 나로 하여금 아무리 병원이라도 결국은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덕분에 병실 창 밖의 삭막한 풍경이 조금 잊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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