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가을의 구분불가능성

2026. 2. 18. 19:23·사색/분석과 고찰

오늘 잠깐 밖에 나갔더니 마치 가을이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듯하다고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이제 슬슬 얇은 패딩으로 그럭저럭 버틸 수 있는 날씨였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이상하다. 분명 '봄이 온다' 는 날씨가 따뜻해질 때 하는 말이고, '가을이 온다' 는 날씨가 시원해질 때 하는 말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매서운 추위에서 견딜 만한 쌀쌀함으로 옮겨가는 오늘, 봄이 오는 것 같다고 느꼈어야 합리적이다. 어째서 나는 가을을 떠올렸을까?


계절의 여타 다른 요소를 제외하고 기온만을 고려한다면, 봄과 가을을 구분짓는 것은 기온 그 자체가 아니라 기온의 변화 방향이다. 아래 날림으로 그린 그래프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자.

사계절의 기온을 여름에 최댓값을 가지고 겨울에 최솟값을 가지는 주기함수라고 생각한다면, 사잇값 정리에 의해 봄과 가을에는 반드시 기온이 서로 같은 지점이 각각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기온만으로는 봄과 가을을 구분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도함수의 부호, 즉 기온이 이 지점에서 증가하고 있는지 감소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집 밖을 나서서 느끼는 살결에 닿는 공기의 온도만으로는 지금이 봄인지 가을인지를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여름과 겨울은 각각 폭염과 한파라는 독점적인 값을 갖지만 그 과도기에 있는 봄과 가을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만약 타임머신을 탔다가 불시착했을 경우에는 날씨만으로 계절을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벚꽃이 피었는지, 단풍이 물들었는지를 확인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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